모든 유기체들의 수명은 한정되어 있다. 그건 당연한 세상의 순리다. 유기체는 한자로 有機體, 즉 서로 밀접하게 관련을 갖고 구성되어 있다는 뜻이지만 有期體, 즉 기간이 한정되어 있는 개체라는 뜻도 갖고 있지 않을까? 하지만 무기체들도 죽음을 맞는다. 절대[…]
카테고리: 리뷰
『문맹』, 우리는 언어에 기대서 살아가고 있다
『문맹』, 우리는 언어에 기대서 살아가고 있다 몇몇 분들은 알고 계시겠지만 나의 직업은 편집자다. 가끔 비슷한 직종의 사람들끼리 모여서 이야기할 기회가 있다. 그 때마다 ‘문과계가 배출할 수 있는 직종 중에서 가장 기술직’이라는 우스갯소리는 꼭 나온다.[…]
『시대와 예술의 경계인 정현웅』, 시대라는 괴물은 너무도 쉽게 한 인간을 삼켜버린다
처음 백석의 시를 읽었던 건 중학생 때였을까. 교과서에 실려 있던 건 『여승』과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이었지만 문제집에는 『국수』와 『흰 바람벽이 있어』, 『남신의주 유동 박시봉방』이 있었다. 그중에서 『남신의주 유동 박시봉방』을 가장 좋아했다. 언젠가 내 등에 ‘그[…]
내 안의 어린아이에게 말을 걸어 본다, 『미오, 나의 미오』
*이 글에는 『미오, 나의 미오』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4년 전 『미오, 나의 미오』를 교하 어린이도서관에서 처음 읽었다. 부끄럽지만 나는 그때까지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의 작품을 읽어본 적이 없었다. 초면은 아니었다. 어릴 때 린드그렌의 대표작 『내 이름은[…]
<나쁜 페미니스트>를 읽고 – 다섯번째 보라읽기
*이 글은 인문학공동체 이음 여성주의위원회에서 진행중인 보라읽기 사업의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다섯번째 보라읽기의 발제도서로 나는 록산게이 작가의 <나쁜 페미니스트>를 선정하였다. 책은 그동안 읽었던 책과 공통적으로 페미니즘의 실천을 탐구하는 책이면서 보다 구체적으로 대중문화 콘텐츠를 예로[…]
영화 ‘허스토리’를 보고 – 여성영화상영회 보라
*이 글은 인문학공동체 이음 여성주의위원회에서 진행중인 여성영화상영회 보라 사업의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오랜만에 여성주의위원회 사업에 참여하게 되어 기대가 컸는데, 영화가 다 끝난 뒤에는 역시 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에 ‘허스토리’ 예고편 내용만 보았을 때는[…]
비틀거리며 젠더의 경계를 걷다보면
쇼케이스 [늘리고 비틀리고 흔들린 뒤에는]은 확실히 불편하다. 불편하다는 감정은 바라보는 대상이 영역과 영역의 경계점에서 또는 이것도 저것도 아닌 상태에서 비롯된다. 경계선 밖에서 바라보는 것은 나를 비롯한 주변 사람들이 그들의 영역에서 사용되는 의미들로 가득 차 있다.[…]
살면서 책 읽기 – 고전읽기 모임, 새로운 자본 읽기를 끝마치며.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지 세미나의 과정을 나눴던 오리엔테이션을 제외하고, 3월 중순부터에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던 고전읽기의 첫 파트, [새로운 자본읽기]가 9월이 되어서 끝이 났다. 고전읽기 모임은 최종적으로 마르크스의 자본을 읽는 것이 목표인데, 그것의 초벌 과정으로 독일 학자 미하엘[…]
서평: 몸의 인지과학
I. 책과 저자에 대하여 이 책은 인지과학에서의 고전적 계산주의(이 책에서는 인지론cognitivism)이라고 한다)가 봉착한 한계를 설명하고, 그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이전 10년 사이에 제안된 아이디어인 연결주의(connectivism)와 체화된 인지(embodied mind) 이론을 저자 자신들의 독창적 관점으로 소개할 목적으로[…]
공포의 설계도 – 켄 하이트, GURPS 호러, 도서출판 초여명, 2015.
I. 소개 GURPS 호러는 TRPG 룰북으로, 미국 스티브 잭슨 게임스의 GURPS를 지원하기 위해 출간된 보조 자료집이다. 즉 이 책은 GURPS로 TRPG를 즐기는 게이머들 중 호러(공포) 장르를 게임에 구현하기를 원하는 사람들을 위한 게임 책이다. 기본적으로는 호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