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영화 <미드소마>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공포영화 특유의 분위기를 좋아한다. 매니아를 자청할 정도로 즐겨 보는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종종 본다. 원체 겁이 많다. 그래서인지 깜짝 깜짝 놀라게 하는, 소위 ‘점프스케어’가 있는 영화들을 좋아하지[…]
카테고리: 리뷰
무고죄로 기소된 피해자, 성폭력 통념에 기반한 수사가 만들어낸 비극을 파헤치다 : 『믿을 수 없는 강간 이야기(T. 크리스천 밀러, 켄 암스트롱 지음)』 서평
성폭력 사건이 공론화되면 꼭 뒤따르는 말이 있다. “성폭력 무고가 너무 많다”라는 말이다. 상업화된 성폭력 가해자 변호사 시장은 ‘억울하게 가해자가 되지 않도록 도와주겠다’고 광고하며 노골적으로 편견을 부추긴다. 남초(‘남성 초과’의 줄임말로 남성 비율이 높다는 뜻) 사이트에서는 ‘성폭력[…]
<맘마미아! 2>, 여름의 끝에서 다시 만난 ABBA의 선물
*이 글은 영화 <맘마미아! 2>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여름의 끝자락이 다가오는 게 느껴질 때면 나는 <맘마미아!>를 꼭 본다. 내가 좋아하는 여름의 분위기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보통 여름의 분위기, 라고 하면 일본 서브컬처물에 익숙한 사람들은[…]
<쥬라기 공원>, 공룡은 어떻게 화석에서 서스펜스가 되었나
*이 글은 영화 <쥬라기 공원>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내가 살면서 가장 많이 반복해서 본 영화는 <쥬라기 공원>이다. 어떤 사람들은 의외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사실 나도 의외였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팬도 공룡 덕후도 아닌데 왜 이[…]
『씨앗의 승리』, 숨겨져 있는 거대한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하기
나는 지금 동네 공원에서 이 책, 『씨앗의 승리』를 읽고 있다. 도서관 근처의 야트막한 산에 조성된 공원으로 근린공원이라 불리는 듯하다. 아래에는 차들이 지나다니지만 여기엔 참새의 놀이터가 있고 청설모가 사람을 개의치 않아 하며 잣을 까먹는다. 운이 좋다면[…]
신을 찾는 마음 – 영화<사바하>
신의 존재를 믿느냐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하는 생각이 있습니다. 신이 존재하느냐 마느냐에 대한 문제보다는 ‘믿느냐’는 말에 궁금증이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믿는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아마도 그것은 여러 말로 표현할 수 있겠습니다만, 중요한 것은 믿는다는 마음은 누구나[…]
내가 사랑했던 그 반려동물에게, 『어느 개의 죽음』
얼마 전, 동네 도서관에서 내가 좋아하는 모 저자의 글쓰기 강연이 있었다. 최근 잘 안 써지는 글에 대한 영감도 받고 갖고 있는 책에 사인도 받을 겸 갔다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좋은 이야기를 듣고 왔다.[…]
던전월드 붐은…온다!
물 들어온다 노 저어라 인터넷 방송인 “침착맨”님이 TRPG 실황 방송을 시작하면서 “TRPG”, “던전월드”라는 키워드의 검색량이 부쩍 늘었다고 하더군요. 침착맨 방송을 보고 던전월드 룰북을 샀다는 사람도 인터넷 세상에서 종종 마주치고요. 던전월드의 출판사 도서출판 초여명에 따르면 던전월드[…]
『슬픈 인간』, 에세이스트보다 수필가가 될 수 있을까
20대 초만 해도 나는 소설 만능주의자였다. 아조 그냥 문학 장르 중에서 소설이 최고인 줄만 알아서, 다른 분야는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그치만 그런 와중에도 정말 열심히 본 장르가 있었는데 바로 수필이었다. 에세이가 아니라 수필. 내가 처음으로[…]
책을 사랑하지만 사랑하지 않는 당신에게, 『식스펜스 하우스』
왜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책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책도 좋아할까? 그냥 책에 관한 것이라면 뭐든지 다 좋아하는 것일까? 어쩌면 그럴지도 모른다. 책에 집착하는 이들은 아름다운 도서관의 사진을 보며 황홀해한다. 실용적이며 아름답기까지 한 책 수납 가구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