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약 600년 전, 서쪽 땅에서는 사람들의 몸이 검게 변하면서 죽어갔다. 멀쩡한 사람이 벌벌 떨다가 눈물이 피가 되어 죽어가는 병이었다. 밤중에 죽어서 장례식을 치루면, 장례식에 참여한 친구와 죽음을 배웅해주던 신부 및 죽은 자를 나른 사람까지[…]
카테고리: 사회
재봉틀과 헤드셋
한 사람 당 1㎡도 되지 않는 공간. 이 사람 저 사람이 사용하던 비위생적인 작업대. 환기라고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밀폐된 구조와 그 안에 다닥다닥 붙어 서로 입김을 주고받는 백여 명의 사람들. 화장실조차 허락을 구하고 다녀오고,[…]
어떤 언어는 다른 언어보다 논리적인가
우리가 살면서 간간이 듣게 되는 명제가 있다. “한국어는 논리적이지 않다” 또는 “한국어는 논리성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얼마 전에는 한 인터넷 유명인이 트위터에서 한국어는 논리적 구조를 짜기 어려운 언어라며 이 오래된 명제를 재생산하였고, 아주 잠시 해묵은[…]
아프리카돼지열병 논란, 사실은 이럴 겁니다!
들어가며 아프리카돼지열병(African Swine Fever, 이하 ‘ASF’)이 국내에 처음 발생(‘19.09.16. 18시경, 파주 인근)한지 어느덧 한 달이 훌쩍 지났다. ASF가 잠복과 확산을 반복하는 동안 인터넷에는 ‘사실’만큼 잘 못 된 정보 또한 전염병처럼 퍼지고 있는 듯하다. 이에 인터넷을[…]
스포츠 계의 남녀 동일 임금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기
밤새 풀벌레 소리를 들으면 가을인가 하다가도, 다시금 무더위를 겪고 있자면 아직 여름은 아쉬움이 남았나 봅니다. 엄혹한 조국의 현실(?!) 속에서 이야기할 당면 정세들이 산적해 있습니다만, 썸머 브레이크로 인해 다루지 못한 여성 스포츠계의 동일 임금 논의에 대한[…]
4·3에 관한 비전문적이고 사적인 이야기
제주도에서 4·3이 일어난 지가, 칠십이 년이 지났습니다. 긴 세월이네요. 나고 자란 곳이 제주도입니다만 4·3에 대해 직접적인 경험을 해봤을 나이는 못 되고, 따로 전문적인 학식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다만 세월이 흐른 후에 어른들한테 이야기를 조금[…]
한국에서 셋째를 갖는다는 건
인연의 시작 2018년 늦가을, 며칠 전부터 몸이 너무나 이상했다. 몸살감기 기운과 함께 온몸이 묵직하고 가눌 수 없을 정도로 일상생활이 힘들었다. 그러다가 문득 든 생각에 설마? 하는 마음으로 임신 테스트기를 사와서 해보았다. 결과는? 두 줄이[…]
이외수에 대한 단상
최근 페이스북을 중심으로 작가 이외수씨의 발언이 뜨거운 감자입니다. 그가 쓴 글 속에 포함된 ‘화냥년’이라는 단어 때문이지요. 이 단어를 두고 혹자들은 ‘환향녀’라는 말을 낮추어 부른 것으로 전쟁포로에 대한 비하이자 여성에 대한 비하라고 합니다. 또 누구는 ‘화낭’이라는[…]
난민을 두려워하는 당신들에게
우리는 언론매체를 통해 제주로 들어온 예멘 난민들의 이야기를 매일 접하게 된다. 난민수용 반대 국민청원에서 난민반대 집회까지 이 문제는 다양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이미 인터넷 블로그와 카페, SNS 등지에서는 예멘 난민에 대한 무수한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오고[…]
금요일엔 돌아오렴
다시 4월이 다가오는지 3월 한 달 동안 정신이 없었다. 게다가 올해 4월은 지난 4월과는 다르지 않은가. 이제야 세월호가 뭍으로 올라오기 때문이다. 3월 초에는 진도와 목포를 다녀왔다. 이틀 동안 7개의 미팅을 참여하는 빡빡한 일정이었다. 세월호가 올라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