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살 집을 주세요 (2022 대선 후보님들께 드리는 편지)

후보님들 안녕하세요, 저는 30대 중반의 예비 신혼부부 구성원 중 1인입니다.

제가 가진 고민이 여러분이 한 표를 호소하시는 정책에 자그마한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여 이렇게 편지를 적어봅니다.

 

 

저는 현재 서초동에 위치한 직장을 다니고 있으며 2020년 10월 부터 광진구에 거주중입니다. 광진구에 집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은 저희가 정말 많은 발품을 팔아 2018년에 새롭게 만들어진 정책인 중소기업청년전세자금대출을 이용하여 해당 대출을 허락하는 집을 전세로 구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행복은 오래 가지 않았습니다. 서울 시내, 그것도 강남3구에서 가까운 곳의 9천만원짜리 전셋집은 문제가 많았습니다.

일단 집이 반지하였던 것은 어쩔 수 없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습기가 정말 많고, 집 바닥이 평탄화가 돼있지 않아 울퉁불퉁하며 전체적으로 집의 지대가 기울어 있었습니다. 심지어 방은 직사각형이 아닌 마름모꼴입니다. 평수는 15평이라고 적혀있지만 실질적으로 활용가능한 평수는 훨씬 적은 느낌입니다. 이런 집에서 1년을 넘게 살았다니 제 자신이 참 대단하다 느껴질 정도입니다.

 

홍익대 유현준 교수는 ‘반지하는 처음에는 사람이 살려고 만들어 놓은 공간이 아니었다.’ 라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이 집을 포함해서 4년 넘게 반지하에서 살아보니 그 말이 뼈저리게 이해가 갑니다. 사람이 집에서 햇볕을 보지 못 하니 비쩍비쩍 곯아 갑니다. 집에서는 빨래를 말리지 못하니 어쩔 수 없이 건조기를 샀습니다.

이런 집의 계약 기간이 올해 10월에 만료됩니다. 저희는 벌써부터 이사갈 집을 알아보고 있지만 언제 구멍날지 모르는 배에 올라탄 사람처럼 매우 초조합니다. 저희가 이용 가능한 대출 상품으로 알아볼 수 있는 집은 한정적이고 그런 집을 원하는 사람들은 너무나도 많기 때문입니다.

 

신혼부부가 생활할 만한 지상층의 15평짜리 집을 원활히 구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대단한 집은 바라지도 않습니다. 사람답게 살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을 맞추기 위해 저희는 전세대출이 가능한 집을 찾아 지금 살고 있는 서울 반지하방에서 인천으로 집을 옮기고자 합니다. 13평 가량의, 신혼부부 대출이 가능한 지상층 집을 1억 언저리에서 구하려면 탈서울 말고는 답이 없더라구요.

지금 집보다 출퇴근 시간이 1시간 넘게 차이나지만 반지하방에서 습기와 동침하며 서울에서 사는 것보단 이게 나을 것 같습니다.

 

이 글을 쓰면서 저희가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일까 생각해봤습니다. 결국은 사람답게, 집 걱정하지 않고 사는 것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신혼부부 전세자금대출도 10년, 얼마 전 청약을 넣고 대기중인 전세형 매입임대주택은 최대 4년을 거주할 수 있습니다. 철마다 이사를 가느라 바쁘고 이제는 또 어떤 집을 구해야 할까 전전긍긍하는 것은 개인의 노력이 아닌 정부의 정책으로 해소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저뿐만이 아닐 것입니다.

 

부디 부탁 드리오니 새 정부에서는 주거 안정을 위해 올바른 정책을 내주시기를 부탁 드립니다.

 

 

Written by 예비 신혼부부 가구원 중 1인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