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춘의 요리담화 이야기 열하나. – 맥주와 찰떡, 고구마순 볶음

벌써 11번째 요리담화!! 처음 시작할 때는 이렇게 오랫동안 할 거라 생각하지 못했는데, 재미있게 읽어 주시는 분들 덕분에 여기까지 오게 되었다.

더 많은 요리들을 소개 해드리고 싶다. 그러니 더더욱 이쁘게 봐주시길 바란다.

 

11개월의 대장정(?)같은 요리가 있다.

고된 노동 없이는 절대 먹을 수 없는 고구마순 볶음!

농촌에서는 늦여름 마당이나 부엌에서 고구마순 껍질 벗기기에 열심인 장면을 종종 목격 할 수 있다. 쌀포대 자루에 한 가득 들어있는 고구마순을 까려면 정말 엄청난 인고의 시간을 참아내야 한다. 그 엄청난 양을 까서 대체 뭘 하느냐? 말려서 저장하기도 하고 김치를 담거나 반찬으로 간단히 볶아 먹고 생선조림에도 넣어 먹을 수 있다. 아주 다양한 방법으로 요리에 응용이 가능하다.

어릴 적 우리 엄마는 이 맘때 항상 손이 시꺼멓게 물들어 있었다. 고구마순을 까서 그런것일 수도 있지만 늘 농사짓느라 손에 풀물 가실 날이 없었던 거 같다.

시간이 지나 엄마가 된 내가 고구마순을 까고 나서 손이 시꺼멓게 물들어 있는 걸 보고 있으면 젊었던 우리 엄마 얼굴이 생각나면서 눈물이 왈칵 쏟아진다. (왜 그 땐 풀 물 배여 있는 엄마 손을 그렇게 부끄러워 했을까?)

자 이제 눈물을 닦고 맥주 친구 고구마순 볶음을 만들어보자.

준비물: 껍질을 깐 고구마순 한 줌, 양파 중간크기 반 개, 국간장 2큰술, 올리고당 1큰술, 참기름 1작은술, 다진 마늘 1작은술, 통깨 약간

 

1. 고구마순은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소금을 넣은 끓는물에 한번 살짝 데친 후 찬물로 헹궈 물기를 뺀다.

2. 웍에 참기름을 살짝 두르고 약불에서 다진마늘을 넣고 살짝 볶다가 채썬 양파를 넣어 볶는다.

3. 양파가 투명해지면 물기를 뺀 고구마순을 넣고 국간장, 올리고당을 넣어 중불에서 같이 볶는다.

4. 고구마순에서 약간 자박한 국물이 나오기 시작하면 물기가 좀 더 없어질때까지 약한불에서 볶아준다.

5. 통깨를 뿌려 완성.

 

고구마순 볶음과 한국의 라거 맥주는 진짜 잘 어울리는 조합! 믿고 한번 드셔 보시라. 늦여름의 꿀맛 보장이다.

 

 

Written by 옥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