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로 패키지 투어 다녀오기

매우 발전된 도시 모습과 멀라이언이라고 불리는 사자상이 흔히 생각하는 싱가포르의 이미지일 것이다. 나 또한 북미 정상회담이 열린 나라,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Crazy Rich Asian>이란 영화 속 중심이 되는 나라와 같이 강력한 인상을 갖고 있었지만 여행지로서는 선뜻 떠오르지 않았다. 그러던 중 우연한 기회로 싱가포르로 여름휴가를 떠나게 됐고, 패키지 투어로 3박 5일의 여행 일정을 소화했다. 생각보다 다양한 경험들을 할 수 있었다. 그래서 그 과정에서 느꼈던 점들을 짧게나마 나누고자 한다.

 

어린 애들이 무슨 패키지?

패키지 투어라고 하면 흔히 젊은 세대들과는 조금 떨어진 느낌의 여행 방식으로 인식된다. 실제로 투어 과정에서 젊은 친구들이 패키지로 여행을 다 오냐는 질문을 여러 차례 받기도 했으니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그런 점에서 처음에는 패키지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안고 갔었다. 이상한 팀과 함께 여행을 다니면 어쩌지? 가이드가 추가적인 여행 경비를 강요하면 어떻게 대처하지? 등의 걱정을 가지고 싱가포르 행 비행기에 탑승했다. 다행히도 나와 사촌동생을 포함한 18명의 투어 멤버들은 모두 서로를 배려할 줄 아는 좋은 사람들이었다. 오히려 젊은 친구들이 왔다고 예쁘게 봐주셔서 편하게 여행을 할 수 있었다. 항상 자유여행만을 선호한 나에게 패키지는 하나의 또 다른 모험이었다. 누군가가 짜준 스케줄과 식당들은 처음엔 어색하고 불편하기도 했다. 그러나 낯선 도시를 여행하는 데 있어 빠른 시간 안에 많이 알아갈 수 있다는 큰 장점도 가지고 있었다. 여행하는 나라에 대해서 아는 정보가 별로 없거나, 짧은 시간 안에 빠르게 그 나라 문화를 경험하고 싶은 사람에게 패키지 투어는 매우 매력적인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자연과 도시의 어우러짐

아마 싱가포르 도심에 들어서는 사람들은 모두 ‘초 현대화된 도시다’라고 평할 것이다. 그만큼 현대식 고층 빌딩들이 즐비하다. 그럼에도 좋은 대기 수준과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초록색 식물들은 사람을 도시의 차가움으로부터 벗어나게 도와준다. 따뜻한 햇살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한국에서는 볼 수 없는 많은 풀들과 나무, 깨끗한 거리 덕분에 싱가포르는 더욱 따뜻한 나라로 인식됐다.

특히 기억에 남는 장소는 센토사 섬 내부에 있는 케이블카였다. 흔히 케이블카를 설치한다고 하면 환경단체에서 자연 훼손을 이유로 반대한다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센토사 섬에 설치된 케이블카는 나무들 사이사이에 기둥을 세우고 조화롭게 설치되어 있었다. 만약 우리나라에서 케이블카를 싱가포르의 방식으로 설치했다면 반대가 적지 않았을까? 싱가포르는 건물이든 새로운 현대적 기계든 새로 설치될 때 정부의 엄격한 관리를 받는다고 한다. 그리고 정부는 자연을 최대한 파괴하지 않는 방향으로 설치를 주도하는 것으로 보였다. 싱가포르 내부의 정책적 상황을 알지 못하지만, 싱가포르의 국민들은 모두 이런 지향점에 대해서 매우 자긍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뿐만 아니라 도심의 건물 중에는 공중 정원을 꾸려놓은 건물이나 테라스 층층마다 작은 정원을 가진 호텔 등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각 방마다 작은 정원을 꾸려놓은 녹색 호텔의 경우 많은 식물을 심은 보답으로 정부에서 세금 감면 혜택을 제공한다고 했다. 도시의 지속 가능한 발전 방식이 싱가포르가 가진 가장 큰 강점이라고 느꼈다. 한국이 자연과 발전의 양자택일 속에서 매일 같이 싸움을 반복하고 있다면, 싱가포르는 자연과 발전이 함께 가는 해답을 찾은 것이 아닐까?

 

부자들의 나라, 정말 Crazy Rich?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에서 나온 싱가포르는 한국에서 부자의 개념을 뛰어넘는 정말 세계적인 부자들의 이야기가 존재하는 나라였다. 싱가포르에서 가장 예쁜 야경을 보려면 높은 곳을 올라가서 금융 회사의 건물들이 모여 있는 스카이라인을 보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세계의 금융이 오가는 건물들이 집약적으로 싱가포르에 모여 있다는 뜻이다. 또한 싱가포르는 연중 바다가 잠잠하다는 장점을 내세워 무역업을 하는 선박들의 휴게소 역할을 자처하면서, 그 과정에서 창출되는 다양한 경제적 이익들을 기반으로 경제 성장을 이루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막대한 부를 가진 일부 국민들과 외국의 부자들이 싱가포르에 거주하면서 나라 자체의 이미지도 ‘부자의 나라’로 굳어졌다고 볼 수 있다. 또한 국민의 대다수가 1년에 한번은 해외여행을 갈 수 있는 수준이고, 실업률이 매우 낮다는 점에서 전반적으로 풍족한 나라라는 말이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사실 싱가포르가 부유한 느낌이 드는 가장 큰 이유는 건물들의 현대화와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호텔의 모습 때문이 아닐까 싶다. 대표적으로 한국의 쌍용 건설이 만든 것으로 유명한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의 경우, 57층 꼭대기에 있는 배 모양의 거대 수영장이 주는 감탄은 가히 고급스러운 나라라는 이미지를 만들어준다.

 

한번쯤 가볼만한 곳, 싱가포르

관광청에서나 할 법한 이야기일지도 모르지만, 싱가포르 여행은 정말 유럽이나 미주지역을 여행하기에는 시간과 돈이 부족한 사람들에게 그에 버금가는 여행의 기쁨을 제공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에서 큰맘 먹고 ‘호캉스’를 즐기고 와도 좋고 싱가포르 구석구석의 문화를 체험하고 와도 좋다. 적어도 다양한 과일과 음식들을 먹고 돌아오는 것만으로도 다시 가고 싶다는 아쉬움을 간직한 채로 여행을 마무리할 수 있을 것이다.

여행이 항상 새로운 문화적 경험을 제공한다는 교과서적인 의미 부여는 지양하고 싶다. 자신이 주로 머무는 공간을 벗어나며 느끼는 짜릿함이 여행을 통해 얻는 전부라고 할지라도, 그 점에서 여행은 충분히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어떤 공간에서 일탈의 경험, 혼자만의 시간, 다른 사람과의 추억을 만들지 고민 중이라면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세련된 도시의 모습을 가진 싱가포르로 패키지 투어를 신청해보는 것이 어떨까?

 

Written by 김가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