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능한 폭주 기관차 윤석열 정권을 멈추기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것

강서구청장 재․보궐 선거가 끝났다. 41,574표, 19.48% 차이로 국민의힘과 김태우 후보가 대패했다. 말이 자치구의 구청장 재․보궐 선거이지 사실상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민심을 묻는 찬반투표에 가까웠다. 지난 대선의 연장전이자, 다가올 총선의 전초전이었다는 평가 역시 사실에 가까운 듯하다.

 

재․보궐 선거 참패의 결과로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이 변하는 모습을 보였을까? 각자 판단이 있겠지만 적어도 일반적인 시선에 비춰보면 윤석열 정권도 국민의힘도 여전히 반성하지 않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물론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이 ‘쇄신’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실제로는 ‘버리는 카드’라는 의견도 있지만, 어쨌든 인사청문회 도중 도주해 버린 김행 여성부 장관 후보자가 낙마했다. 예년 같았으면 정국이 경색되더라도 밀어붙였을 법한데 제법 의외라는 게 정가의 평가인 듯하다.

 

인요한 혁신위원장의 인선도 신선하다는 평가이다. 과거 이자스민 의원을 기용한 것도 그렇고,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을 쳐야 하는 상황’에 직면한 국민의힘과 그 전신인 수구 정치 세력이 보여준 ‘정치적 유연성’은 꽤 놀라운 수준이다.

 

그렇다고 반성과 성찰을 통해서 나아지고 있는가? 하면 대다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할 것이다. 당장 인요한 혁신위원장의 대표적인 ‘혁신안’인 영남 중진 수도권 차출론만 하더라도 그렇다. 영남 지역을 무주공산으로 만들어서 윤석열 대통령과 그 측근들의 구미에 맞는 사람들을 의회에 진출시키려는 그림이 아니냐는 평가가 파다하기 때문이다.

 

반성과 혁신을 하지 않는 건 국민의힘뿐만이 아니다. 대통령실은 재보궐 참패에 대해 자치구 보궐선거라며 선거 결과를 평가절하하기 바빴다. 정국 주도권을 잃지 않기 위해서였겠지만, 여전히 반성 없는 모습을 보며 많은 유권자가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고 있을 것이다.

 

애당초 윤석열 정권과 국민의힘이 제정신이었다면 비위 면직으로 재보궐 선거의 원인이 된 사람을 후보로 내세웠을 리가 없다. 가뜩이나 거센 정권 심판 여론에 기름을 붓는 격이라는 건 정치를 전혀 모르는 사람도 알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런 와중에 ‘전략전술’이 아니라 진심으로 김태우 후보의 당선을 믿었다는 첩보를 들으며, 수구 정치권의 균형감각이 완전히 무너졌다는 확신을 하게 되었다.

 

사실 수구 정치 세력의 균형감각 상실은 이미 여러 가지 징조가 있었다.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의 낙마를 두고 국민의힘과 일부 언론이 “사상 초유”라고 말하는 건 사실 넌센스에 가깝기 때문이다. 행정부가 인사청문회를 유명무실하게 만들고 거부권 행사와 시행령 남용으로 입법부의 입법 권력을 무력화하고 있는 마당에 어떤 호구가 ‘헌법에 따라 국회 동의를 받아야 하는 고위 공직자’ 임명을 순순히 동의할까? 야소야대 상황에서 무난한 인사라도 통과될지 말지 저울질해야 할 판에 논란이 가득한 인사를 지명해 놓고 임명 동의를 바란다는 건 균형감각을 상실했다고밖에는 생각할 수 없다.

 

균형감각 상실은 그뿐만이 아니다. 윤석열 정권은 강서구청장 재․보궐선거 참패에도 나라를 되찾기 위해 헌신하신 순국선열들의 업적을 기어코 부정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홍범도 장군 동상 철거로 민심이 사나워진 것은 전혀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다. 유권자의 눈치조차 살피지 않는 오만하고 독선적인 모습에 다수의 시민은 ‘정권 심판’ 쪽으로 마음의 무게추가 기울어 가고 있을 것이다.

 

윤석열 정권이 철 지난 색깔론과 야당 때리기에 몰두하면서 정작 민생은 내팽개친 덕분에 고물가, 고금리, 고유가도 모자라 나라의 곳간이 비어 버리고 말았다. 세수 결손 59조 원이라고 하면 감이 잘 안 올 수도 있으니 한 가지 예를 들도록 하겠다. 대한민국의 1년 예산은 대략 600조 원 전후이다. 즉, 59조 원은 자그마치 대한민국 1년 예산의 10%이다. 나라의 곳간이 10개라면 그중 하나가 아예 텅 비어 버린 그런 상황이라는 얘기이다.

 

정치도, 경제도, 민생도 이렇게 무능한 정부가 있었나 싶은 심정이다. 그나마 하나 잘하는 게 압수수색일 텐데 하는 걸 보면 꼭 그렇지도 않은 모양이다. 윤석열 정권의 일방적인 주장과 달리, 벌써 몇 년 동안 3백 번 넘는 압수수색으로 야당 대표를 들쑤셔 놓고도 제대로 된 증거 하나 찾아내지 못하고 있으니 말이다.

 

다시 정정해서 정치도, 경제도, 민생도, 압수수색조차 이렇게 못하는 정부가 있었나 싶은 심정이다. 내년부터 부자 감세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민생경제가 더 쪼그라들게 될 텐데 벌써 걱정이 앞선다.

 

더 재미(?)있는 건 윤석열 대통령의 임기는 2027년 5월 10일에나 종료된다는 사실이다. 어림잡아도 앞으로 3년 남짓한 시간 동안 윤석열 정권이 계속되면 나라가 없어지든, 가계 경제가 결딴나든 하지 않을까 염려스럽다.

 

대선까지는 아직 시간이 너무 많이 남아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22대 총선은 이제 겨우 160일 남짓밖에 남지 않았다. 160여 일 뒤, 내년 4월 10일이 무능하고 무도한 윤석열 정권의 폭주를 막는 그런 날이 되기를 많은 사람이 바라고 있다고 믿는다.

 

정치는 세상을 바꿀 수 없을지도 모른다. 또 투표에 기대는 건 너무 나이브한 발상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투표로 세상을 바꾸지는 못해도, 이 처참한 상황을 조금이라도 개선하자는 게 무리한 억지는 아닐 것이다. 그러니 무능한 폭주 기관차 윤석열 정권을 멈추기 위해서 각자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을 해주길 간절히 바랄 뿐이다. 만일 저들을 막지 못하면 우리의 삶과 미래가 멈춰 버리고 말 테니까.

 

 

Written by 김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