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 뒷이야기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이하 ‘613 지방선거’)가 끝난 지 어느덧 일주일이 훌쩍 지나가고 있습니다. 이제 치열한 선거도 끝이 났으니 항간에 떠도는 이야기들을 모아서 슬쩍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전부 ‘카더라’입니다. 듣고 술자리 안주로 즐기시는 건 상관없지만, 기고자나 기고를 받는 단체는 ‘그렇다던데?’ 정도를 슬쩍 이야기한 것뿐이니 어떤 법적 책임도 지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그래도 무대 뒤의 이야기가 늘 더 재미있는 법이니, 한번 들어나 보시는 건 어떨까요?

 

○ 613 지방선거의 주인공, 김경수 선생님 이야기

 

혹시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은 다른 의견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언론이나 정치권에서는 이번 613 지방선거의 주인공이 김경수 경남도지사 당선자라는 데에 이견이 없을 겁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이자, 소위 드루킹 사건으로 시끄러웠던 이 사람은, ‘매일 티비에 나오는 남자, 자고 일어나면 지지율이 오르는 남자’로 유명합니다. 하지만 ‘카더라’에 따르면 김경수 후보는 자기 의지로 경남에 내려간 게 아니라고 합니다.

자기 의지가 아닐뿐더러, 출마를 하라 그러니 하긴 했는데 캠프도 제대로 꾸려져 있지 않고, 그럴 듯한 정책도 나온 게 없었다고 합니다. 결국 더불어민주당에서 내로라하는 인재들이 파견되었고, 아무런 준비도 없이 시작한 김경수 캠프가 보란 듯이 김태호 캠프를 누르고 당선되었다고. 준비가 되었든 아니든, 어쨌든 그만한 실력이 있었으니 당선이 된 거 아니겠냐는 후일담이 있다고 합니다. 뭐, 어쨌든 어디까지나 전부 ‘카더라’입니다.

 

○ 613 지방선거의 후반기 주인공, 이재명 선생님 이야기

 

613 지방선거가 막바지로 치달으며 언론의 주목을 받는 주인공이 잠시 바뀌고 맙니다. 네, 현 경기도지사이자, 당선자이기도 한 이재명 선생님이 그 주인공입니다.

선거 내내 온갖 네거티브 공방이 오가다가 급기야 모 배우와 모 소설가께서도 참전하셨는데요. 거기에 대한 정치적인 견해는 각자 판단하시면 될 거 같습니다. 저도 제 견해가 있지만 지금은 ‘카더라’를 이야기하는 자리니 혹시 다른 기회가 생기면 다시 이야기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이게 사실이냐고요? 그야 저도 모르지요. 제가 들은 ‘카더라’는 ‘정치공작’이라는 거였지만, 글쎄요? 그보다 이야기하고 싶은 ‘카더라’는 소위 전해철 계와 이재명 계의 싸움입니다.

아시다시피 경기도지사 자리를 두고 두 후보가 각축을 벌였는데요. 결국 이재명 후보 측이 실력으로 전해철 후보를 꺾고 더불어민주당의 후보가 되었습니다. 화학적 결합이랄까요? 선거 승리를 위한 대승적 화해랄까요? 대외적으로는 그런 모습을 보였습니다만. ‘카더라’에 따르면 두 세력은 선거가 끝나는 그날까지 치고 박고했다고 합니다. 아예 전해철 계에서는 ‘이읍읍’을 거론하는 후보나, ‘이읍읍’ 본인에게는 표도 주지 않겠다는 식으로 나왔는데 그래도 어쩔 수 없겠죠. 대세가 이미 기울었으니 말입니다. 아, 잊지 마십쇼. 이것도 전부 ‘카더라’입니다.

 

○ 지방선거와 동성애 논란

 

선거가 진행 중일 때 후보들은 어디로 몰릴까요? 네, 당연히 사람이 한 명이라도 더 많은 곳으로 몰리기 마련입니다. 그럼 일요일에는? 볼 거 없죠. 교회나 성당을 다니시는 분이라면 잘 아시겠지만, 선거기간 가운데 일요일이 끼어 있으면 오전이든 오후든 무조건 후보들은 교회를 찾곤 합니다.

그런데 자유 모 당 측에서는 조직적으로, 아니면 음성적으로 거기서 농간을 부리더라는 ‘카더라’ 소식도 있습니다.

현행 선거법은 후보나 직계존속을 제외하면, 선거사무장이나 선거사무원, 혹은 후보가 지정하는 1인에 한해 ‘후보가 근처에 있을 때만’ 명함을 나눠줄 수 있습니다. 이외에 유사 명함 배포 행위는 전부 선거법 위반으로 처벌을 받는 위법 행위인데요.

각 지역에 있는 대형 교회에 다니는 지역 유지, 혹은 그 비슷한 사람들이 소위 ‘XX특보’직함을 달고, 자기 명함을 나눠 주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벌어졌다고 합니다. 이분들은 당당하게 ‘후보 명함을 나눠주는 게 아니라, 특보인 내 명함을 나눠주는 게 아니냐?’며 도리어 큰소리를 쳤다고 하는데요.

이분들은 ‘현 정권이 동성애를 조정, 허용하는 법률을 통과시킨 바 있다’며 교인들이 단결해서 자유 모 당 후보를 찍어줘야 한다고 대놓고 교회 앞에서 명함을 나눠졌다고 합니다. 물론 이분들의 주장과 달리 이건 명백한 선거법 위반이니까 걸리는 족족 달려갔다는 ‘카더라’ 소식이었습니다.

 

○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이야기

 

아시는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바른미래당은 꽤 슬픈(?) 역사가 있는 당입니다. 본래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가 호남 출신 국회의원들과 함께 만든 국민의 당과 박근혜 정부의 전횡으로 자유한국당에서 튕겨져 나온 바른정당이 손을 잡고 만든 정당인데요. 그러다보니 안에서는 꽤나 잡음이 많은 듯합니다.

어쨌든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 이 바른미래당 소속으로 지방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후보들 중에 자유한국당 출신들이 제법 많았다고 합니다. 하긴 더불어민주당에도 자유한국당 출신 후보들이 명함만 바꿔 달고 나왔으니 오죽했을까요.

아무튼 이 자유한국당 출신 바른미래당 후보들 덕분에 자유한국당 소속 의원들은 비상이 걸렸다고 합니다. 특히나 단수공천으로 1대 1 구도가 잡힌 다른 선거들은 모르겠지만 2인, 혹은 3인 선거구인 시의회의원선거는 아주 제대로 난리가 나고 말았습니다.

혹 이번에 받아보신 투표용지를 기억하실지 모르겠지만,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높은 지지율을 배경으로 지방의회를 싹쓸이하려고 시의회 후보를 두 명, 세 명 내놓았거든요. 거기에 자유한국당 출신 바른미래당 후보들까지 있으니 자유한국당 후보들은 죽을 맛이었다고 합니다. 어차피 더불어민주당의 표는 뺏어올 수 없는데, 자기한테 몰릴 표는 바른미래당 후보가 뺏어갈 테니까요.

그래서 선거 끝나는 날까지 서로 마주쳐도 인사도 안 했다나 어쨌다나. 덩달아 선거사무원들까지도 서로 아는 척도 못 했다는 ‘카더라’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 그럼 같은 당 후보는 과연 같은 편일까요?

 

아시는 분들은 잘 아시지만 의외로 모르는 분들은 많은 것이 바로 현행 시의회의원 선거 제도입니다. 소선거구제인 다른 선거와 달리 시의회의원선거는 한 선거구에서 한 표를 행사하여 복수(선거구 크기에 따라 2인 또는 3인)의 후보가 당선됩니다.

그러다보니 위에 말씀드린 것처럼 여차하면 같은 당 후보가 또 나올 때가 있는데요. 보통 같은 당에서 후보가 둘 이상 나오는 건 3인 선거구제일 때가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이번엔 높은 지지율을 등에 업은 더불어민주당에서 작정하고 후보를 여럿 내놓기도 했습니다.

그럼 같은 당 후보인 이 분들은 서로 같은 편일까요? 미리 결론만 말씀드리자면 아닙니다. 아까 위에서 말씀 드린 대로 자유한국당이나 바른미래당으로 갈 고정표는 결국 뺏어올 수 없으니, 큰 파이를 서로 나눠 먹어야 하는 상황이 되고 맙니다. 그러니 당에서는 적당히 표를 잘 갈라 먹어서 동반당선이 되길 원하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우세한 쪽이 열세한 쪽의 표를 어떻게든 더 가져오려고 혈안이 되어서 싸우기 일쑤입니다.

아예 내 선거구랑 겹치지 않는다면 모를까. 그게 아니고서야 한 표라도 더 얻어야 하는 선거에서 같은 편이라는 말은 참 요원한 거 같습니다.

 

물론 어디까지나 전부‘카더라’입니다.

 

무대 뒤의 가십거리도 좋지만, 평소에도 우리 동네 지역 의원들이 잘 하고 있는지 잘 살피고, 또 필요할 땐 부리기도 하면서 공민권을 더 잘 행사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정치 불신을 가지고 있다면 어쩔 수 없지만, 이왕 제도가 시행되는 바에야 최대한 얻을 건 얻어야 하지 않을까요? 마침 지난 선거에서도 모든 후보들이 다들 주민들의 심부름꾼이 되겠다고 머리를 조아렸으니 말입니다.

다음 선거 때는 조금 더 유심히 후보를 살펴보면 또 좋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이건 ‘카더라’도 뭐도 아닙니다만, 지방선거는 보통 줄 투표, 즉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에 몰표를 다다다다 때리다 보니 함량미달인 후보자들도 공천만 받으면 당선되니 말입니다.

무엇보다도 그런 후보들이 의회에 진출하는 건 공천을 준 그 당도, 후보 본인도 아니라, 바로 유권자인 우리들의 책임 아니겠어요? ‘카더라’야 무대 뒤의 이야기니 우리가 어쩔 수 없더라도, 명백히 보이는 그런 위험쯤은 다들 알아서 잘 피해 나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정치는 나와 상관없는 먼 나라 이야기일지도 모르지만, 또 나와 무척 상관있는 이야기일 수도 있으니까요. 지금까지 ‘카더라’ 뉴스였습니다.

 

Written by 아이유(가명,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