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터를 옮긴다는 것

오늘 글을 쓰기 위해 뽑은 카드- 완즈의 시종

 

오랜만이네요! 최근에 아프기도 했고 먹고사느라 정신도 없어서 글을 석 달 만에 다시 쓰게 됐습니다.

 

사실 요즘 현생을 살아가느라 타로 자체를 등한시했습니다. 요즘은 부업도 접은 지 오래였고 주변 지인들로부터 타로를 봐달라는 제안도 꽤 많이 거절했었는데 이렇게 살다가는 타로를 영영 놓게 될까 봐 우선 글부터 다시 써보게 되네요.

 

요즘 저는 이직을 앞두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글을 쓰기 위해 카드를 한 장 뽑았을 때 위에서 보신 완즈의 시종 (Page of Wands) 카드가 나온 것 같아요.

 

열정을 가지고 행동하기 시작하는 사람, 혹은 어떤 소식을 가져오는 파발 등으로 해석할 수 있는 이 카드가 지금 제 상태를 말해주고 있습니다.

 

최근 저의 직장에서의 페이스가 되게 괜찮은 편이에요. 전화도 나름 잘 받고 있고 (콜수 떨어지지 않고, 불친절하다는 얘기 듣지 않고) 직장에서 기획서도 써가며 다른 부서와 협업하는 등 나름대로 퍼포먼스를 한창 내는 중인데요.

그래서 그야말로 상태가 최상일 때 이직을 한번 해보고 싶었습니다. 지금 직장은 동료도 좋고 배울 것도 많은 곳이지만 제 가슴이 뛰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은 아니거든요. 제가 ‘덕질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에서 일해보고 싶었습니다.

제가 고른 업계는 주로 자동차 관련 서비스, 게임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들이었습니다. 열 곳에 서류를 넣어서 여섯 곳에 서류합격을 했으니 합격률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번 주까지 정말 정신없는 나날을 보냈습니다. 하루에 두 곳에 면접을 보러 가기도 하고 점심시간을 쪼개서 비대면 면접을 보기도 했습니다. 면접을 봤을 때 ‘질문이 변별력이 없어서 평이하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던 면접은 있었지만, 면접 자체를 못 봤다고 생각하진 않았습니다. 이 정도면 내가 어찌할 수 없을 만큼 내 역량은 다 보여준 면접이었다, 이래도 떨어지면 그건 정말 어쩔 수 없는 거 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제로 면접을 보면서 업무에 대한 관점이 또렷하다, 생각하시는 것이 신선하다, 이오님 다른 회사에서 채가기 전에 연락을 빨리 드려야겠다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었으니까요.

 

근데 저런 얘기를 듣고 돌아온 결과는

세 곳 – 1차 면접에서 탈락

한 곳 – 마지막 면접에서 탈락

두 곳 – 1차 면접 후 대기 중

이었습니다.

 

아마 제 이직이 잘 될 거였다면 완즈의 왕(King of Wands), 혹은 완즈의 기사 (Knight of Wands) 가 나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아직은 제가 이직을 제대로 하기엔 에너지가 모자라나 싶기도 합니다.

 

한편 회사에 퇴직 의사를 밝히니 부장급 되시는 분이 연봉을 맞춰줄 테니 회사에 머물러보는 건 어떻겠느냐는 제안을 해주셨습니다. 그래도 내가 회사에서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었다고 하는 생각이 들어서 감사하기도 하고 뿌듯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그냥 저를 순순히 내보내 주지 않는 것에 대해 죄송스러움도 들었고요.

 

오늘 글은 결론이 있다기보단 그냥 이렇게 살고 있다, 이렇게 살고 있어서 이 카드가 나온 것 같다는 정도로 마무리 지으려 합니다. 이직 관련 좋은 소식이 생기면 꼭 공유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의 행복한 노동 생활을 응원합니다.

 

 

Written by 이오